국민의힘이 6·3 조기 대선을 위한 경선에서 최소 두 차례 예비경선(컷오프)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보수 진영 내 절대 강자는 없지만, 10명이 넘는 ‘후보 풍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먼저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다. 이후 4인 경선에서 ‘선거인단(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로 2명으로 추려 양자 결선으로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식이다. 4인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2인 경선 없이 바로 후보를 확정한다.
국민의힘은 10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 회의를 열고 이런 방식의 대선 후보 선출방식을 확정했다고 이양수 사무총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국민의힘은 14~15일 후보 등록 신청을 받고, 서류심사를 통해 성범죄 전력자 등 부적격자를 걸러낸 뒤 16일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출마를 선언했거나 예고한 후보만 현재 10명을 웃돈다. 국민의힘은 이들 후보에 대해 17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추첨을 통해 3개 조로 나눠 18일부터 20일까지 각각 조별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 사무총장은 “월드컵 조 추첨을 하듯 (경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후보자들이 잘 홍보되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21~22일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100%로 1차 경선을 진행해 22일 오후 4명의 2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2차 경선에서는 후보 1명이 다른 후보 1명을 지명하는 1대 1 주도권 토론이 총 4번 열린다. 다른 후보에게 지명받지 못한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을 1회 할 수 있다. 이후 26일 4명의 후보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고, 27~28일 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29일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이 사무총장은 “1차 경선을 여론조사 100%를 채택한 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나 민심 반영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청들이 많아서”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들이 4인 경선까지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2차 경선은 당심과 민심을 고루 반영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당헌에 따라 모든 경선 여론조사에는 다른 당 지지자들을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장치’가 적용된다. 이에 대해 일부 후보 측에서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국민의힘은 결선 토론회(30일)와 당원투표 및 국민 여론조사(다음 달 1~2일)를 진행한다. 이후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최종 양자 경선에 반발했던 한동훈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측은 “심판이 룰을 정했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당대표 선출 때도 결선투표를 한다. 대선 후보도 경선에서 과반 지지를 얻어야 민주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종선 구자창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