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면박당하고 빈손 귀국한 네타냐후

입력 2025-04-10 19:04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상호관세율을 조정하고 대이란 전략을 협의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지만 빈손으로 귀국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이틀 앞둔 지난 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이스라엘에 부과된 17%의 상호관세율을 조정하면서 이란 문제도 논의할 목적이었다. 네타냐후는 나란히 앉은 트럼프를 평소처럼 치켜세우며 “이스라엘의 대미 흑자를 빠르게 줄이고 무역 장벽도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호응하기는커녕 “우리가 이스라엘을 엄청나게 돕고 있다. 매년 수십억 달러씩 지원한다”며 면박을 줬다. 집권 1기 때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임에도 관세 문제에 있어선 우대하지 않은 것이다.

CNN은 “수년간 트럼프의 정치적 선물에 익숙해진 네타냐후가 이번에는 명확한 성과나 미국의 약속을 얻어내지 못했다”며 “특히 네타냐후는 가장 중요한 의제인 이란 문제에서 타격을 입게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에 대해 영토를 직접 공격할 가능성까지 거론할 만큼 강경한 태도로 핵무기 개발 중단을 압박하면서 물밑 대화를 병행했다. 트럼프는 네타냐후와 회담 도중 기자들에게 “이란과 직접 대화하고 있다. 토요일(12일)에도 계속될 것이며 매우 큰 회담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CNN은 “이 순간 보좌진을 바라보는 네타냐후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며 “미국과 이란의 회담과 관련해 네타냐후가 사전 통보를 받았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