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한미군이 미 국익에 ‘핵심’이라는 미 사령관 의회 증언

입력 2025-04-11 01:10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우린 유럽 주둔 미군 비용을 많이 보전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 이슈에 주둔비를 연계해 패키지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한 뒤에도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보호 비용 지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대폭 증액하거나, 그 반대급부로 무역 협상에서 큰 폭의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처럼 미군이 단순히 ‘한국 보호’ 목적으로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은 웬만한 전문가들은 다 안다.

실제 ‘패키지 협상’ 발언이 나오던 때 미 하원의 인도·태평양 안보 청문회에선 이런 증언들이 나왔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청문회에서 ‘미군의 한반도 주둔으로 얻는 이득이 뭐냐’는 질문에 “미국이 입지적 우위(positional advantage)를 가졌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별도 성명에서도 “미국 국익에 중요한 인도·태평양에서 주한미군은 핵심적(critical)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강력한 억지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또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한국은 미국 무기 5위 구매국”이라고 소개했다. 장성들의 발언은 주한미군이 단지 대북 억지 목적뿐 아니라 미·중 간 인도·태평양 전략 경쟁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미 평택기지에서 중국까지는 수백㎞에 불과해 군사적으로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전략적 가치들을 감안하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주둔 비용을 떠넘기거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선 안 된다. 특히 한·미는 이미 2026년까지 적용할 분담금 협정을 타결한 상태인데, 무역에 결부해 이를 흔들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측에 주한미군으로 미국이 얻는 전략적 가치들을 끊임없이 주지시켜 더는 부당한 압박이 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