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하는 인공지능(AI) 가정용 로봇 ‘볼리’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한다.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생활 방식을 학습해 집안 집사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행사를 열고 삼성전자와 구글 클라우드의 생성형 AI 기술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제미나이가 탑재되는 볼리는 집안 기기들을 연결하는 동시에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볼리에게 “오늘 피곤해”라고 말하면 볼리가 수면 패턴을 모니터링하고, 수면 환경 개선 방법을 제안하는 식이다.
볼리는 제미나이가 제공하는 멀티모달 기능을 활용해 음성, 카메라를 통한 시각 데이터와 센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처리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행동과 응답을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대화형 상호작용을 통해서는 조명 조절, 일정 관리, 알림 설정 등 집안 및 사용자 환경을 관리하는 역할도 맡길 수 있다.
볼리는 2020년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에는 작은 공 크기에 카메라와 센서 등이 탑재된 모습이었는데, 지난해 CES에서는 크기가 커지면서 프로젝터를 탑재하는 등 외관이 대거 바뀌었다. 처음 공개된 이후 5년 만에 출시된 데는 집안 사용성에 대한 고민이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집안에서 움직이는 로봇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어서다. 이미 스마트폰으로 집안 가전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시대가 된 만큼 가정용 로봇에 새로운 기능을 어떻게 부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경험이 누적되면 볼리의 정체성도 정의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볼리는 올해 상반기 중 한국과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백만원선으로 예상된다. 구글 클라우드는 볼리를 통해 다양한 기기에 생성형 AI 협업을 구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일 신제품 AI TV 출시 행사에서 “볼리는 현재 하드웨어 개발이 어느 정도 완성됐고, 이용자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