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을 내려놨다. 2022년 8월 이후 2년8개월(연임 포함) 만이다. 이 전 대표는 10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민주당은 조기 대선 체제에 돌입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3년 동안 당대표로서 나름 성과를 내며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동시에 “이제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세 번째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 전 대표는 “출발할 때는 험했는데, 그래도 퇴임하는 상황에서는 출발할 때보다는 상황이 좋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뒤 열린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77.77%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2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는 85.4%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정치권은 이를 계기로 민주당에서 이 전 대표 ‘일극체제’가 굳어지기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지금 저의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생활을 제외한 나머지 삶의 거의 대부분이 민주당”이라며 “민주당 당원들께서 당을 지켜주셨고, 또 저를 지켜주셨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9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구속 위기에 처했었고, 지난해 1월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사법 리스크’도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중심의 민주당 체제는 더욱 확고해졌다. 당 안팎에선 “대선 출정식 전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됐다”는 말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10일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약 1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영상에는 이 전 대표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의 모습이 언급될 예정이다. 대선 출마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의지와 각오도 담긴다. 11일에는 이 전 대표가 직접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 발표’와 함께 경선 캠프 인선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의 사퇴에 맞춰 민주당은 조기 대선 체제로 본격 전환됐다. 당대표 직무대행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맡는다. 민주당은 늦어도 다음 달 4일까지는 후보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의 대선 경선을 관리할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도 설치했다. 위원장은 4선의 박범계 의원이 맡는다. 선관위는 조만간 각 후보 캠프 관계자들과 경선 룰 미팅을 진행해 경선 규칙과 일정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