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오른 김문수 “깨끗한 내가 이재명 상대”… 관건은 확장성

입력 2025-04-09 18:57 수정 2025-04-09 23:57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가운데)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권영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입당원서를 전달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보수 대권 주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체제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기 대선을 양자택일의 ‘체제전쟁’으로 규정하며 자신을 범진보 진영 유력 주자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맞수로 부각시킨 것이다. 보수 진영에 속하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도 각각 ‘반(反)이재명’을 강조하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의 대선 출정 메시지는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됐다. 그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굶어죽더라도 남의 돈을 탐내본 적이 없다. 돈 문제로 검찰에 불려 갈 일 없는 저 김문수만이 할 수 있다”며 이 대표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보수 선명성도 드러냈다. 그는 “민중민주주의 깃발 아래 친북·반미·친중·반기업 정책만을 고집하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세력이 우리 사회에 잔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어 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선 국민의힘 입당식에서는 “폭력으로 유토피아를 이룰 수 없다”며 “한 발씩 고쳐나가는 게 인류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중도 확장성’에서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김 전 장관은 “중도라는 건 약자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며 “김문수보다 더 구석구석 약자들의 삶을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반문했다.

이 지사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확고한 국가관과 애국심으로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새 인물이 이철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명박재단을 방문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유 시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나의 모든 부분이 (이 전 대표와) 완벽한 대척점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13일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대표할 만한 장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오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한 채 개인 휴가를 내고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방침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10일 국회 분수대에서 대선 출정식에 나선다.

오 시장과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싱크홀(땅 꺼짐) 사고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지난달 24일 발생한 강동구 사고를 거론하며 “이미 선정된 고위험 지역을 시민들께서 아실 수 있도록 서울시가 공개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에 오 시장은 “좋은 의견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반응했다. 그는 “위험 지역은 자주 순찰하고 투시 레이더로 미연에 발견하고 방지할 수 있는 노력을 지금보다 촘촘히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