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탐낸 사자, 갈기 부러워한 호랑이

입력 2025-04-10 23:47

동물의 왕은 호랑이일까, 사자일까. 둘은 사는 곳은 달랐지만 서로에게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다. 정글 친구들은 사자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자처럼 갈기가 멋진 동물은 단 하나도 없어.” 초원의 친구들은 “호랑이의 줄무늬는 정말 우아하다”고 감탄한다. 둘은 속이 상해 잠을 잘 수도 없다. 선택은 흉내를 내보는 거였다. 호랑이는 야자나무 이파리를 모아 갈기를 만들어 달았고, 사자는 갈색 열매로 반죽을 만들어 온몸에 줄무늬를 칠했다. 친구들은 비웃었다. 호랑이는 ‘호자’, 사자는 ‘사랑이’가 돼버렸다고.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나다움’을 생각하게 만드는 우화다. 책을 마무리하는 노래 가사 한 구절. “너는 너고 나는 나야. 남처럼 되는 건 아무 의미 없어. 우리는 서로 모두 다르니까.” 그림도 사랑스럽다. 매 장면, 작은 거북이를 ‘숨은 그림’으로 넣은 장치도 재밌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