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지만 함께… ‘나’에서 ‘우리’로

입력 2025-04-10 23:47

첫 장면, 두 친구는 줄다리기를 한다. 첫 대사는 “내가 이겼어” “아냐 내가 이겼어”. 둘은 토라져 버렸다. “흥, 너랑 안 놀아” “나도”라고 소리치며 각자 놀기로 한다. 둘은 다른 음악을 듣고, 다른 음식을 먹으며 다르게 즐긴다. 한 친구가 즐겁다고 하면 다른 친구는 “나도”를 연발한다. 정말 그럴까. 수학 공부를 하는 친구가 어렵다고 하면 영어 공부를 하는 다른 친구는 “나도”라고 말한다. 이전의 “나도”가 아니다. 풀이 죽어 있다. 둘은 놀고 싶어졌다, “같이”.

모던하고 시원한 그래픽으로 처리된 그림과 짧디짧은 단순한 대사에는 많은 것들이 응축돼 있다.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다른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에야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사소한 일로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리는 단순한 이야기 속에 상생과 공존을 꿈꾸는 인간관계의 성찰을 담고 있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