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장 우선 담론의 한 축으로 띄운 ‘국부펀드론’이 보고서 형태로 지도부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가 30쪽 분량으로 작성한 자료다. 국부펀드 성장론은 민주당의 ‘잘사니즘’ 대선 공약에도 담길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국부펀드가 주요 어젠다로 연구돼 비공개 내부 보고서 형태로 당 지도부에 제시됐다”며 “국부펀드는 이 전 대표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정책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존 중소형 국부펀드를 국가가 어떻게 전략적으로 관리 및 활용할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국부펀드로 벌어들인 이익이 특정 기관으로만 흘러 들어가는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쓰이도록 설계하자는 취지다. 주요 국가들의 국부펀드 성공 사례도 담겨있다고 한다.
해당 연구는 미래성장위원장인 이언주 최고위원 주도로 이뤄졌다. 기획재정부, 산업연구원 등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과 범위가 정해지지 않아 최종 공약으로 얼마나 반영될지는 추후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대선 공약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올해 들어 중도·보수 노선을 강조하며 성장 담론의 하나로 국부펀드론을 꺼냈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부흥을 위해 국부펀드 같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민주당은 국부펀드와 함께 국민펀드 역시 당의 대선 공약으로 검토 중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