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하고 상호관세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78일 만에 이뤄진 한·미 정상 간 소통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9시 3분쯤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28분간 통화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양측은 통화에서 한·미 동맹 강화와 무역균형 등 경제협력,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 한 권한대행은 특히 미국이 공언한 25% 상호관세 행정명령이 발효되는 것과 관련한 대화 의사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한 권한대행과 훌륭한 통화를 했다”며 “그들의 최고 팀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고, 상황은 좋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관세 문제 협의를 위해 방미한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의 막대한 (대미) 흑자와 관세, 조선업 (협력), 대규모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의 합작 투자, 우리가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 보호에 대한 지불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집권 1기 때 (한국과의) 증액 합의를 (조) 바이든이 파기했다”며 “한·미는 양국 모두에 좋을 훌륭한 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스톱 쇼핑’이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각국과 관세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을 아우르는 포괄적 합의를 추진하겠다는 의중도 드러냈다.
총리실은 이와 관련 “한 권한대행은 조선, LNG 및 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미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며 “양측은 상호 ‘윈-윈’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장관급에서 건설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권한대행은 백악관이 권한대행 체제하의 한국 정부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표명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통화 전 CNN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맞서지 않고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