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늘 당대표 사퇴… 내주 공식 출마선언 할 듯

입력 2025-04-09 02:2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당대표직을 사퇴할 전망이다. 최현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 번째 대권 등정에 나서기 위해 9일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이 대표의 공식 출정식은 다음 주에 열릴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사퇴하면 박찬대 원내대표 대행 체제로 전환해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8일 이 대표 측에 따르면 이 대표는 9일 국회에서 마지막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 대표의 민주당 수장 재직기간은 1·2기 체제를 합해 총 2년6개월이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당대표 재직 동안의 소회와 민생경제 위기 해결의 중요성 등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종식’의 시급성도 함께 강조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최근 최고위원 등 지도부 의원들에게 “차기 대선일 공고가 나오면 사퇴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양극단으로 쪼개진 민심을 다독일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숙려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 반영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다음 주쯤 공식 출사표를 던지며 대선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다만 당내에선 촉박한 일정을 고려할 때 이르면 10일 대선 출정식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대표 측은 사퇴 메시지와 구체적인 일정 등을 최종 조율 중이다.

이 대표의 선거 캠프 윤곽도 구체화되고 있다. 경선 캠프는 56일 남은 짧은 대선 기간을 고려해 간결하게 꾸린다는 방침이다. 선거대책위원장에 5선 윤호중 의원, 총괄본부장에는 강훈식 의원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책본부장에는 윤후덕 의원이 거론된다. 한병도·박수현 의원 등 문재인정부 출신 인사들도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과 포용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이런 내용의 경선 캠프 인선을 최종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도 이 대표 사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선 모드로 전환된다. 이 대표의 빈자리는 박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으로 메운다. 대선 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선거관리위원회는 박 직무대행 체제에서 출범한다. 민주당은 4월 내 대선 후보 선출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경선룰과 일정을 확정하고 다음 주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선관위원장에는 중립 성향의 중진 의원을 임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춘석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관위원장을 친명(친이재명)계로 하면서 괜히 욕먹을 필요가 없다”며 “공정하게 경선을 이끌 중립적 인사가 등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의 행보는 엇갈렸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9일 방미길 인천공항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김두관 전 의원에 이은 두 번째 공식 출마 선언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지사는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은 내란 종식과 정권교체”라며 이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에 이어 두 번째 불출마 선언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