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이 원한다” 안철수 “이재명 넘을 유일 후보”

입력 2025-04-08 18:53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장관직 사퇴 기자회견을 갖고 조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윤웅 권현구 기자

보수진영 대권 주자 중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장관직을 내려놓고 조기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 다른 주자들도 앞다퉈 대선 출마 일정표를 발표했다.

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장관 이임식에서 “저는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대선에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금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대통령은 궐위됐고, 민생은 고단하고, 청년들은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김 장관은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이 원하고 아는 분들도 원했다”고 답했다. 대선 공약과 관련해선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함)을 위해 온 정치권과 국민이 단합해 국난을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이 발전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는 9일 국회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한다.

안 의원은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공식 출정식을 열었다. 네 번째 대권 도전이다. 안 의원은 “국민은 이재명 민주당에 정권이 넘어갈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재명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저 안철수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누구보다 깨끗하고 인공지능(AI)산업 발전과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적임자이자 중도 소구력이 가장 큰 후보”라며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일상을 복구하고 잘못된 과거를 일소하는 시대교체가 필요한 때”라며 “이번에야말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는 국민통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오는 14일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선거 캠프 개소식을 연다. 11일 퇴임식을 앞둔 홍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선을 보고 뛰는 게 아니라 본선을 보고 뛴다”며 “대선 공약, 대선 전략 준비는 지난주에 끝났고 실행 절차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전략에 대해서는 “상투적인 ‘정권교체 대 정권연장’이 아닌 ‘이재명 정권 대 홍준표 정권’ 양자택일을 국민들에게 묻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시장은 “국회 폭주에 행정부 폭주까지 이뤄지면 이 나라는 미래가 없다. 히틀러의 나라가 된다”며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장관에 대해서도 “문수 형은 ‘탈레반’(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 신봉 세력)이다. 나는 탈레반은 아니고, 유연성이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한 전 대표는 10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서 국회에서의 계엄해제 요구안 표결을 주도한 점을 강조하려는 의미가 담겼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시대교체’를 중심으로 정치적 비전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그는 “미래 지향적이고 글로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그리고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후보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미 지난 2월 2일 홍대거리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구자창 기자, 대구=최일영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