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러·우 종전 가시화… HD현대, 우크라 재건사업 시동

입력 2025-04-09 00:35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3년간의 전쟁을 끝내고 종전 국면에 접어들며 국내 기업들의 재건 사업 진출을 위한 초기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종전 후 현지 건설 현장 등에 투입될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을 초청해 교육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한국을 방문한 우크라이나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건설 장비 교육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우크라이나 민관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은 HD현대건설기계가 보유한 시설에서 각종 이론을 비롯해 건설 장비 사용법을 전수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충북 음성 글로벌교육센터가 유력한 후보지다. 앞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지난해 4월 방문한 곳이다. 당시 포노마렌코 대사는 HD현대건설기계와 전후 피해 복구에 필요한 건설기계 공급과 이를 운영하기 위한 현지 테크니션 양성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종전 이후 재건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아직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라는 점에서 현지 교육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에서 미리 건설 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기술자를 양성한다면 현지 재건이 시작됐을 때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HD현대그룹은 기존 우크라이나 내 영향력을 바탕으로 재건 작업에서 업계 선봉에 서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등 몇몇 계열사들은 최근 종전 이후 필요한 굴착기와 휠로더, 백호로더 등 중장비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적기에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사전 준비에 나선 것이다.

종전이 가시화하며 우크라이나와 국내 기업의 접점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사절단은 지난달 24~29일 방한해 인천시 연수구 포스코 송도 사옥을 찾아 포스코인터내셔널 임직원과 현지 사업 현황을 살피고,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시찰했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현대엔지니어링, 쌍용건설 등은 지난 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재건 사업 청사진 중 하나인 ‘키이우 지역 교통 마스터플랜’을 키이우 주정부에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국토교통부는 올해 183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재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은행은 2022년 2월 전쟁 시작 시점부터 지난해까지 우크라이나의 직접 피해액을 1760억 달러(260조원), 향후 10년간 복구 비용을 5236억 달러(774조원)로 추정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