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둘러싸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4원 오른 1473.2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가장 높다. 탄핵 심판 결과를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됐던 지난달 31일 1472.5원도 다시 넘어섰다.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온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32.9원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충격이 본격화된 7일 주간 거래가 33.7원 오른 채 마감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중국이 미국과 같은 세율(34%)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다시 추가 관세 50%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양국의 충돌이 격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이에 대해 이날 오전 상무부 대변인 명의로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맞대응을 시사했다.
이날 종가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8.68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1008.21원에서 하락해 1000원 아래로 내려왔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2월 경상수지가 자동차, 컴퓨터 등의 수출 호조로 71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2개월 연속 흑자다. 상호관세를 발표한 미국으로의 2월 수출은 전년 대비 1.0% 늘었으나 1~2월 누적은 4.3% 줄었다.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충격이 이달부터 국내 자동차, 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