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최악 산불, 온실가스 366만t 쏟아내… 중형차 3436만대 서울~부산 왕복 배출량

입력 2025-04-09 02:45
지난달 26일 경북 안동시 남선농공단지 인근 야산이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로 불타고 있다. 국민일보DB

지난달 경북·경남·울산 등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산불로 온실가스 366만t이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형차 약 3436만대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며 배출하는 양과 같다. 이른바 ‘괴물 산불’이 기후위기를 가속화한 셈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경북·경남·울산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온실가스 366만9283t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8일 밝혔다.

산불이 발생하면 나무의 잎과 가지가 타면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나온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불 피해 면적 및 산림의 양을 바탕으로 산정할 수 있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산불 영향 구역은 잠정 4만8239㏊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경북이 4만5157㏊다. 여기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342만5518t에 달했다. 다음으로 경남이 1955㏊ 손실에 온실가스 배출 14만8302t이었고, 울산 994㏊(7만5403t), 충북 39㏊(3005t), 전북 93㏊(7055t) 순이었다.

배출 온실가스를 세부적으로 보면 이산화탄소 324만5000t, 메탄 27만2000t, 아산화질소 14만3000t 등이다. 366만t 중에서 이산화탄소가 88.7%를 차지했다. 산림과학원은 추후 산불피해지 조사를 거쳐 산림의 양이 증가하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366만t은 중형차 3436만대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800㎞를 오가며 내뿜은 온실가스와 같은 규모다. 산업으로 보면 알루미늄, 납, 아연 같은 비철금속 업종에서 나온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숲은 ‘탄소 흡수원’ 역할도 하는데, 이번 산불로 배출된 온실가스양은 2022년 기준 산림에서 흡수한 온실가스 순 흡수량인 3987만t의 9.2%를 차지한다. 산불로 숲이 파괴되면서 온실가스를 흡수할 수 있는 숲 면적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 피해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김래현 산림과학원 산림탄소연구센터장은 “산불은 재산·인명 피해뿐 아니라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환경적 폐해를 유발하기에 불을 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