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빈 무덤, 낙심할 이유가 없는 이유

입력 2025-04-10 03:04

유명한 클래식 음악 중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이올린 4개의 현 중 가장 낮은 ‘G’선 하나로만 연주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나의 현으로만 연주해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광야 같은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론 한 가닥 줄만 남겨진 것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내 주변에 아무도 없고 한 가닥 나 혼자만 남겨진 것 같은 극심한 외로움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절망할 이유가 없는 것은 부활하신 주님이 내 인생의 마지막 한 가닥이 돼주시기 때문입니다. 본문 속 막달라 마리아가 체험한 것처럼 말입니다.

큰 돌도 막을 수 없는 ‘사랑’

막달라 마리아는 일곱 귀신 들렸던 여인이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됐습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새 삶을 주신 예수님이 무덤에 안치돼 계십니다. 무덤을 막고 있는 돌은 장정 20명이 움직이기에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예수님께 향품이라도 발라드리고 싶은 마음에 다른 마리아와 함께 무덤을 찾았습니다. 그의 뜨거운 사랑 때문이었을까요. 천사들이 돌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너희들이 찾는 예수는 살아나셨다. 여기 계시지 않는다.” 정말이지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당황한 여인들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제자들에게 달려갔습니다. 두려웠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이 찾아와 평안을 주셨습니다. 지금 예수님을 향한 내 사랑의 농도는 어느 정도로 뜨거운가요. 그 사랑은 인생의 막힌 돌문을 열어 줄 겁니다.

‘빈 무덤’, 낙심할 이유가 없는 이유

여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믿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싶었는지 베드로와 요한은 즉시 무덤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막달라 마리아도 그들을 따라갔습니다. 도착한 이들이 빈 무덤을 봤지만 당황한 채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의 무덤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예수님의 시신을 되찾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곡할 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소원대로 예수님의 시신이 무덤 속에 그대로 있었더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빈 무덤이 아니었다면 그와 우리는 영원히 통곡하는 인생이 됐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빈 무덤이 됐기에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주저앉은 우리 삶을 부활의 권능으로 다시 일으켜 주십니다. 바로 이것이 한 가닥 줄만 남겨진 위기 앞에서도 낙심할 이유가 없는 근거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 인생의 마지막 한 가닥이 돼주십니다.

힘겨워하는 ‘당신’을 일으키길 원하신다

그거 아세요.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첫 목격자가 막달라 마리아라는 사실 말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부활하신 예수님은 자신의 부활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사람이 많은 시장이나 광장으로 가지 않으시고 당신을 향한 그리움에 사무쳐 눈물을 흘리고 있던 마리아에게 나타나셨다는 겁니다. 부활의 예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한 사람에게 나타나길 원하십니다.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사람들,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 남몰래 눈물 흘리는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어떤 인생이든 예수님을 만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시선이 부활하신 예수님께 고정되길 바랍니다.

김근영 목사(수원제일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수원제일교회는 1953년 설립 후 수원을 대표하는 교회로서 아름다운 목회 계승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선교적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