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습관을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으로 디카페인 커피 선호 현상 뚜렷해지고 있다. 각성효과가 있는 카페인 성분에 민감하거나 오후 시간대에도 카페인 부담 없이 커피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즐겨 찾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1분기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1% 늘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3270만잔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아메리카노 음료 10잔 중 1잔은 디카페인 음료가 판매된 셈이다. 스타벅스는 오후 시간대 디카페인 커피 판매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오후 2~8시 디카페인 음료 5종 구매 시 한 잔 더 제공하는 이벤트를 오는 13일까지 진행한다.
디카페인 원두 수요 역시 5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생두·원두 수입량은 7023.1t으로 2023년(6520.1t) 대비 7.7% 늘었다.
이디야커피에서도 지난 2월 기준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이 전년 같은 달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후 5시 이후에 판매량이 집중되면서 이 시간대 판매 비중이 전체 디카페인 커피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오후 늦은 시간에는 커피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디카페인 커피는 이러한 제한 없이 지속적인 수요를 유지하며 차별화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8월 출시한 디카페인 콜드브루 커피 판매량은 6개월여 만에 150만잔을 돌파했다.
캡슐커피 시장에서도 디카페인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2023년 2월 카누 바리스타 캡슐 커피 론칭과 함께 ‘케어링스타 디카페인’과 ‘밸런스 디카페인’ 등 제품을 선보였다. 동서식품 캡슐 라인업 중 디카페인의 판매 비중은 15~20%가량으로 추산된다. 네스프레소도 오리지널, 버츄오 등 6종의 디카페인 커피를 출시한 데 이어 디카페인 커피가 절반 섞인 ‘하프 카페나토 커피’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다만 디카페인 커피가 추출 공정상 일반 커피보다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카페업계는 저마다의 기술력·노하우로 디카페인 커피의 풍미를 극대화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스타벅스는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이산화탄소와 스팀으로 생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내추럴 디카페인’ 공정을 거친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콜롬비아 원두와 브라질 원두를 정교하게 블렌딩했고, 일반 콜드브루보다 깊은 농도로 추출해 향미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인 섭취 부담을 낮춘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을 90%가량 제거한 것으로 소량의 카페인이 남아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