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4시즌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2010년대 중반까지 이어온 ‘명가’ 타이틀은 빛이 바랜 지 오래다.
7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삼성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16승 37패)로 처져있다. 전날 고양 소노(18승 35패)가 서울 SK를 꺾고, 삼성이 울산 현대모비스에 패하면서 삼성은 올 시즌 최하위를 확정했다.
지난 4시즌 내내 리그 꼴찌를 차지하면서 침체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순위표 밑바닥을 맴돌던 지난 4시즌 가운데 이번 시즌 성적이 제일 좋다는 것이다. 2021-2022시즌 9승에 그친 삼성은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14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최초로 ‘3연속 꼴찌’라는 오명을 썼던 삼성은 올 시즌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전통 강호’로 불렸던 세월은 이미 까마득해졌다. 1978년 창단해 10개 구단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삼성은 9시즌 연속(2002-2003시즌~2010-2011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안준호 감독 시절엔 챔피언결정전에 세 차례 올라 우승컵을 다퉜다.
세부 지표를 뜯어 보면, 실책이 많고 속공 득점이 저조하다는 약점이 드러난다. 현재 평균 턴오버 12.8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 중인 삼성은 2021-2022시즌부터 직전 시즌까지 해당 지표 순위에서 2위(12.0개), 3위(10.9개), 1위(11.7개)로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 시즌 평균 속공 득점 순위 역시 7.5점으로 9위인데, 지난 3시즌에도 차례로 9위(6.9점), 10위(5.7점), 9위(5.6점)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래 자원 육성과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하락세가 시작된 2020년과 2021년 연달아 전체 1순위를 데려갔지만 차민석은 여전히 벤치 신세고, 이원석도 드래프트 동기들과 견주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득점원이었던 코피 코번은 골밑 경쟁에 강점이 있지만 발이 느리고 실책이 많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