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박해하는 북한 최고 정치기구에서 일했다. 노동당 중앙당 행정부 대외건설지도국 당비서로 승승장구했으나 2013년 북한에서 ‘정치적 난’으로 일컬어지던 이른바 ‘장성택 사건’ 관련자로 낙인찍혔다. 해외 출장을 틈타 북한을 탈출한 그는 대한민국으로 망명했다. 12년이 흐른 7일 그는 이제 한국교회 목회자가 됐다.
나이 비공개를 요청한 노희창 목사가 주인공이다. 노 목사는 이날 국제독립교회연합회(웨이크·총회장 림택권 목사)가 서울 동작구 CTS기독교TV 아트홀에서 진행한 제23회 목사안수식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노 목사는 “종교 박해와 탄압을 일삼으며 많은 죄를 지은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에는 저를 이끄신 주님의 크신 뜻과 은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환경에서도 복음의 진리를 타협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뜻을 따라 한반도의 영적 회복을 위해 헌신하겠다”면서 “북한과 열방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그곳에 복음이 전파되는 그날까지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노 목사는 북한에로의 복음 전파가 본인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서 있는 이 시대는 하나님께서 한반도의 복음 통일을 위해 일하시는 중요한 시기”라며 “북한 땅에 갇힌 수많은 영혼이 주님의 구원을 기다리고 있는 때”라고 설명했다. 마태복음 28장 20절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란 예수님의 말씀을 언급한 그는 “복음통일의 길이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지만 주님의 약속을 붙들고 두려움 없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안수식에선 노 목사 등 40명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 웨이크 소속 선배 목회자들은 정식으로 목사가 된 후배 목회자들의 머리에 함께 손을 얹고 기도했다. 안수받은 목사를 상징하는 하얀색 스톨도 직접 목에 걸어주며 격려했다.
림택권 총회장은 “목회는 자신과의 치열한 내적 싸움”이라며 “우리가 목회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목회하게 하시는 것임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림 총회장은 이어 “우리 목에 둘린 이 스톨은 많은 이의 고통을 상징하며 각자에 부여받은 사명을 메고 가라는 하나님 주신 멍에라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며 “내가 먼저가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 해주셨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걸 마음에 새기고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웨이크 설립자 박조준 목사도 “우리 싸움은 육체의 것이 아니고 불의, 부정, 부패 같은 죄와 싸우는 것”이라며 “우리는 단거리 육상선수가 아니라 평생을 달려야 하는 마라톤 선수”라고 강조했다. 목회자 각자가 끝까지 맡겨진 사명을 위해 달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목사는 “힘들 때도 있겠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적극적 긍정적으로 달려 나가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