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립대를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이 이어지며 가계 지출 주요 항목인 교육 물가가 지난달 3%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2월 이후 16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유치원비도 약 9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는 등 교육 물가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교육 물가 지수(지출목적별 분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오른 108.45였다. 지난해 10월(1.9%)까지 1%대를 이어오던 교육 물가 상승률은 그해 11월부터 넉 달간 2.1%를 유지했다. 새 학기가 시작된 3월 들어 0.8% 포인트 뛰어올랐다.
상승의 주요 원인은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러시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기준 4년제 사립대 151곳 중 120곳(79.5%)이 등록금 인상에 나섰다. 국공립대 39곳 중 11곳(28.2%)도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정부는 2012년부터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에 연계형 지원(국가장학금Ⅱ유형)을 제공했다. 그러나 지난 16년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에 처한 대학들이 올해 들어 정부 지원 중단을 감수하고 인상 행렬에 속속 뛰어들었다. 법정 인상 상한선인 5.49%까지 등록금을 올린 대학도 9곳(사립대 6곳·국공립대 3곳)이었다.
대학 등록금 인상은 교육 물가 전반의 상승세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사립대학원납입금은 전년 대비 3.4% 올랐고, 국공립대학원 납입금도 2.3% 상승했다. 2009년 2월(사립대 6.5%·국공립대 7.8%)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전문대학납입금도 3.9% 상승했다. 유치원납입금 상승률은 4.3%로 2016년 2월(8.4%) 이후 9년여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교육 물가 인상 여파는 향후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교육 물가는 지난달 소비자 물가(2.1% 상승)를 0.21%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통계청 관계자는 “2학기에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이 있을 경우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