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목회 생산자’ 여성은 ‘수동적 소비자’로 나뉜 경우가 많은 한국교회가 목회 현장에서 남녀 파트너십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여성위원회(위원장 김순미 장로)는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정책세미나를 열고 교회 내 여성 리더십 향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신옥수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한국교회 여성이 교회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현실을 지적했다. 신 교수는 “초기 기독교부터 남성 목회자에 의해 선포되는 설교 속에는 여성에게 순종 겸손 헌신이 요구된다는 내용이 담겼고 여성들도 이런 차별적 상황을 희생과 용서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소극적이고 순응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며 “그 결과 한국교회는 남성·목회자·당회·카리스마 중심이라는 특성을 가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이런 교회 현실이 변화하려면 먼저 남성 목회자와 평신도의 인식이 달라져야 하며 남녀의 고정적 역할을 나누지 말고 모든 사역을 상호 분담해야 한다”고 말하고 “교회 여성들도 여성 목회자, 여성 평신도, 여성 사모 등 다양한 여성 그룹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단적 차원에서 양성평등 정책 부서 설립, 여성위 상설화, 양성평등 교육교재 개발, 신학교 내 여성 리더십 교육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한호 춘천동부교회 목사는 “여성 리더십이 활성화되려면 좋은 여성 롤모델을 많이 만들어 여성들에게 도전을 주는 게 필요하다”면서 “또 총회 리더로 나서는 이들에게 여성을 위한 정책이나 방향성에 대해 꾸준히 묻고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예장통합은 총회에 여성 총대 42명을 파송했다. 전체 총대 3%에 못 미치는 수치다. 김순미 여성위원장은 “예장통합이 올해 여성 안수 법제화 3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1노회 1여성 총대 파송, 여성 사역자 임신과 출산 지원 등의 사역을 통해 남녀가 동등하게 섬기는 아름다운 한국교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예장통합 여성위원회는 제98회기에 출범해 사역하다가 양성평등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됐고 제108회기부터 다시 여성위원회로 조직됐다. 여성총대할당제, 여성지도자 발굴, 여성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