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기술이 TV 속으로 들어왔다. 집안 가전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TV 화면을 실시간으로 번역하거나 화면에 등장하는 정보를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AI TV 라인업을 확대한 삼성전자는 올해 판매되는 TV 중 절반 이상이 AI TV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7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AI를 품은 2025년형 TV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AI TV 라인업은 지난해 34개 모델에서 올해 QLED와 ‘더 프레임’을 포함해 61개 모델로 늘었다. 기존 스마트 모니터에 무빙 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은 TV로도 활용할 수 있다.
AI TV는 집안 가전을 연결해 더 나은 환경을 제안한다. 사용자의 생활 방식과 기기 사용 이력, 실내 환경 등을 고려해 ‘실내 온도가 높으면 에어컨 켜기’ ‘공기 질이 나쁘면 공기청정기 작동’ 등을 추천한다. 집안에 아무도 없는데도 움직임이 감지되면 사용자에게 실시간 알림을 보내준다. 반려동물과 아이 울음소리를 감지하는 기능도 있다.
스마트폰 속 번역과 검색 기능도 TV에서 사용할 수 있다. 외국어로 방영되는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번역하거나, 시청 중인 영상 속 배우 등 정보를 리모컨으로 검색할 수 있다. ‘AI 시청 최적화’ 기능은 저해상도 콘텐츠를 AI를 적용해 더 나은 화질로 표현한다.
미국 상호관세 영향과 경기 침체로 올해 TV 시장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점은 과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올해 수량 자체의 성장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 위주로 넓혀가려고 한다”며 “올해 TV 출하량은 4000만대 수준 정도 될 것 같다. 수량 기준 1등 판매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수출용 TV를 대부분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 베트남 태국 인도 등에도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관세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상황에 따라 전 세계 약 10개 생산 거점을 활용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용 사장은 “관세 영향은 경쟁사 대비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관세가 계속 변화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OLED TV 시장에 늦게 뛰어든 만큼 경쟁사인 LG전자를 빠르게 따라잡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OLED TV 경쟁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풀 라인업이 갖춰졌고, 막강한 AI 기능이 탑재된 만큼 올해 한국 시장에서 1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OLED TV 모델을 42형부터 83형까지 확대해 출시한 만큼 올해 수량을 지난해(140만대)보다 늘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에 맞서 북미, 한국에 이어 유럽에 2025년형 OLED TV 라인업을 출시했다. 세계 약 150개 국가에서 순차 출시 계획을 갖고 글로벌 주요 시장 곳곳으로 판매 지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