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3명 ‘특별기여자 체류자격’ 받았다… ‘할매’ 업고 뛰는 등 주민 산불대피 도와

입력 2025-04-07 01:52
이한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경북·경남·울산 산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경북 의성 산불 당시 대피에 어려움을 겪던 주민을 도운 인도네시아 국적 3명에게 특별기여자 체류자격을 부여했다. 장기 거주 자격을 받은 3명은 영덕군 축산면에서 선원으로 근무 중인 수기안토(31), 디피오 레오(24), 사푸트라 비키 셉타 에카(24)씨다.

수기안토와 레오씨는 지난달 25일 산불이 영덕 해안마을인 경정3리까지 번지자 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고함을 치면서 주민이 대피하도록 도왔다. 또 거동이 불편한 주민 7명을 업고 뛰어 방파제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에카씨는 산불이 확산하자 축산항에서 민간구조대장으로 활동하는 전대헌씨와 함께 레저보트를 타고 경정3리항까지 이동한 뒤 고립된 주민을 보트에 태우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에카씨는 불길이 해안까지 번져 위험한 상황에서도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전씨와 함께 해안 마을을 뛰어다니며 주민을 대피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정부는 언론을 통해 이들의 선행이 알려지자 현장 조사를 거쳐 한국에서 장기 거주가 가능하고 본국 가족을 초청할 수 있는 F-2비자를 부여하기로 했다. 특별기여자 체류자격은 한국에 특별한 기여를 했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한 외국인에게 부여된다.

의성=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