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파면된 이후 빠르게 ‘조기 대선’ 모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최장 60일의 단기간 승부인 만큼 이번 주 출마 선언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100년 미래 대한민국의 기틀을 만들겠다”며 “30년 준비한 경륜과 국정철학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패전처리 투수가 아닌 대한민국 구원 투수가 되겠다”고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그는 앞선 글에서는 “마지막 꿈을 향해 즐거운 마음으로 (서울에) 올라간다”고 했다. 홍 시장은 곧 시장직도 사퇴할 예정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5일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단체가 서울 관악구 자택 근처에서 마련한 ‘대선 출마 선언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대선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아무런 욕심은 없다”면서도 “다만 이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만간 장관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김 장관 측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6일 경북 의성에 이어 이날 대구 북구 산불 진화 과정에서 추락 사고로 헬기 조종사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노후한 진화 헬기 문제를 해결해 고귀한 생명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 세금은 이런 데 써야 한다”고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탄핵 반대 여론이 거셌던 ‘대구·경북(TK) 달래기’ 행보로도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이번 주 중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한 전 대표 측은 여의도 국회 앞 대하빌딩에 대선 캠프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도 같은 건물에 캠프를 마련할 전망이다. 대하빌딩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꾸려졌던 곳이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착한 리더의 첨단 대한민국이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중반 정도 광화문에서 (출마 선언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도 이번 주 중 출마 선언을 고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섰던 나경원 의원 등이 ‘윤심(尹心)’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5일 서울 한남동 관저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차담을 가졌다.
구자창 이강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