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 1명 사망

입력 2025-04-06 18:47 수정 2025-04-06 23:17
대구 북구 서변동 일대 야산에서 6일 산불을 진화하던 헬기가 추락해 있다. 산불은 오후 3시12분쯤 발생해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당시 헬기 5대가 동원됐는데 사고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100여m 떨어진 장소에 추락했다. 뉴시스

대구에서 산불 진화 중 헬기가 추락해 70대 조종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진화 헬기가 떨어져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자체 임차 헬기 안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1분쯤 대구 북구 서변동 산불 현장에서 대구 동구 임차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정모(74)씨가 숨졌다.

산불은 오후 3시12분쯤 발생해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당시 헬기 5대가 동원됐는데 사고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100여m 떨어진 장소에 추락했다. 사고 헬기는 44년 된 벨(BELL) 206L 기종이라고 동구는 밝혔다. 당시 목격자들은 “헬기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꼬리쪽이 비닐하우스에 부딪혀 추락했다”고 증언했다. 조종사 시신은 오후 5시30분쯤 수습했다.

앞서 경북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달 26일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강원도 인제군 소속 S-76 기종 임차 헬기(담수 용량 1200ℓ)가 추락해 40년 넘은 70대 베테랑 조종사가 순직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헬기도 1995년 7월 생산돼 30년 가깝게 운행한 노후 기종이다.

노후 기종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자체들이 비용을 내 임차 헬기를 운용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는 산불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진화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관련 예산에 발목이 잡혀 충분한 헬기를 보유하기 어려운 구조다. 1대를 빌리는데 매년 수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 가까이 들지만 국비 지원이 없다. 인력 피로 누적, 기체 노후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산불을 국가 사무로 보고 운영 비용을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대구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헬기 추락 사고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명균 계명문화대 소방환경안전과 교수는 “소방력은 초과 대응이 가능할 정도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맞지만 지자체 여건 때문에 부족한 실정”이라며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