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구독료 외 수익원 발굴에 힘쓰고 있다. 높아지는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에 구독과 해지가 반복되자 대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회차별로 결제할 수 있는 숏폼 콘텐츠를 출시하거나, 스포츠 중계에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6일 OTT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올 상반기 중으로 자체 제작한 숏폼 드라마와 예능을 선보인다. 숏폼 드라마는 회별 길이가 1~3분 수준으로 일반적인 드라마 시간(1시간 내외)에 비해 짧다. 주요 OTT 서비스 중에서는 지난해 9월 왓챠에서 숏폼 플랫폼 ‘숏차’를 출시한 후 두 번째 시도다.
업계가 숏폼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추가 수익원 확보에 있다. 작품에 열광하는 일부 소비자를 상대로 웹툰·웹소설과 같이 회차별 구매 방식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반 10~20편은 무료로 공개한 뒤 이후 회차는 유료로 볼 수 있게 하거나, 광고를 보면 무료 시청권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매월 평균 30개 이상의 숏폼 작품이 공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하얼빈 맥주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한 숏폼 드라마 제작도 활발하다.
저렴한 제작비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숏폼 드라마의 장점이다. 숏폼 드라마는 50부작 단편의 경우 1억~2억원 수준에 제작이 가능하다. 최소 100억원이 드는 제작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형 제작사들에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티빙 관계자는 “보다 다양한 장르와 배우 발굴 측면에서도 숏폼 드라마가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달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을 중계하며 하프타임과 경기 중 광고를 처음으로 배치했다. 쿠팡플레이는 월 7800원 와우 멤버십 혜택 중 하나로, 번들(묶음) 형태로 제공되는 만큼 더 저렴한 광고 요금제 출시로 다른 OTT와 차별점을 주기는 어렵다.
OTT 업체들의 새로운 시도는 국내 시장 규모의 한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기준 OTT 이용자는 이미 평균 1.9개의 유료 OTT를 구독하고 있어 추가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다. 구독 요금을 올리면 구독플레이션 논란과 가입자 감소가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오리지널(자체 제작) 신작들을 내놓아도 일시적으로 가입자 수가 늘었다가 다시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