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기도를 통해 갈라진 사회를 한데 묶는 화해의 도구가 돼야 합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첫 주일 강단에서는 ‘화해와 화합’의 메시지가 선포됐다. 목회자들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지도자를 위해 기도하자”며 나라를 위한 기도도 제안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차기 대통령 선거일까지 토요일마다 국민 대통합 기도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는 6일 주일예배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자”고 요청했다. 주 목사는 “바울과 바나바가 선교에 있어 생각의 차이가 있었는데 하나님은 그런 다름도 선교의 도구로 사용하셨다”면서 “갈등과 대립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편 가르기보다 중보자로 서야 하고, 비난과 다툼이 아닌 화해와 치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권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민족의 상처를 보듬는 화해자의 사명을 감당하자”고 제안했다.
청파교회(김재홍 목사)에선 목회자 두 명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예배를 인도한 김재홍 목사는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의 가사인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을 언급하면서 “성경에도 아버지 품에 안기는 탕자, 야곱과 에서가 서로 부둥켜안는 장면, 사자와 어린 양이 함께 뛰노는 에덴의 풍경 등이 나오는데 대립했던 이들이 화합하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석 청파교회 원로목사는 설교에서 “예수께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담을 헐고 화해하게 하셨듯 그 마음이 우리 안에 자리 잡아 서로를 향한 싸늘한 시선을 거두고 큰 일치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창조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대선을 위해 기도하자는 요청도 있었다.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어려울 때 주님께 ‘에바다의 은혜’를 구하자”면서 “대통령 선거를 위해 기도하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이를 통해 막힌 것이 다 뚫리는 일이 이뤄지기를 간구하자”고 권했다.
국명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도 “하나님 마음에 합한 지도자를 세워야 하는데 성경적 가치관에 합당한 후보를 찾기 위해 검증하고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김다위 선한목자교회 목사도 “대선에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두려워할 줄 알며 하나님과 백성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공평과 공의로 통치할 지도자를 세워주길 바라며 간절히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황영태 안동교회 목사는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하나님이 장차 이루실 더 놀라운 세상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며 증오와 폭력, 차별과 배제를 넘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자”고 전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교회와 정치 지도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소 목사는 이날 주보에 실은 칼럼을 통해 “정치인들이 국민의 행복과 공공선을 이루기 위한 이상과 가치를 펼쳐가야 한다”며 “다시는 분열과 혼란의 비극적 역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비전과 상생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교회 지도자들에겐 “지도자의 위치에서 혼란과 분열, 파괴와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도 이어졌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예배 기도에서 “대한민국에서 거짓과 부정, 불법과 불의, 헛된 우상, 이기심과 탐욕, 하나님을 대적하는 거짓된 사상, 우상들이 무너지고 하나님만 영광 받으시는 나라가 되게 하소서”라며 “혼란이 아닌 질서가, 다툼이 아닌 화합이 있게 하시고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한조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 공동담임목사도 “사람 사이에 놓인 막힌 담을 헐고 갈기갈기 찢긴 사회를 꿰매 국민 화합을 이뤄가는 주님의 통로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한편 5일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함께 진행한 ‘국가 안정과 국민 대통합을 위한 총동원 특별새벽기도회’에서도 대통합의 메시지가 선포됐다.
오정현 목사는 설교에서 “예배가 파면 선고 다음 날 열린 것에는 하나님의 큰 뜻이 있다고 믿는다”며 “교회가 하나로 뭉쳐 유례없는 하나님의 역사를 계속 이뤄갈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이날 낸 시국입장문에서 “소모적 갈등과 망국적 분열을 넘어, 우리 모두 용서와 화해로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일 기자, 종교국 종합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