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心’ 조기대선 영향 가능성… ‘페이드아웃’ 바라는 국힘

입력 2025-04-07 02:16
지난달 8일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출발 총성이 울린 조기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메시지를 최대한 줄이면서 윤 전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정국 전면에서 물러나는 ‘페이드아웃’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이미 조기 대선은 시작됐다. 당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집중하기보다는 우리 당 후보가 될 사람들과의 관계, 또 후보들 간의 관계 같은 부분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절연’ 같은 적극적인 선긋기에 나서기보다는 서서히 거리를 벌려 보수진영의 구심점을 윤 전 대통령에서 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옮겨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쌍권’(권영세·권성동) 지도부가 지난 4일 헌재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도 이런 전략이 담겼다는 해석이다. 조기 대선에서 중도 외연 확장으로 노선을 수정하기 전에 윤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예우를 갖추는 모습으로 보수 지지층을 먼저 다독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 지지층은 ‘이재명은 안 된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서 당 지도부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접점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심’이 중요한 내부 경선 과정에서 ‘윤심’(윤 전 대통령 의중)을 얻으려는 후보들 간 경쟁이 벌어질 경우 윤 전 대통령이 일정한 영향력을 계속해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