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부활 앞둔 중국 소액 제품, 한국 유입되나

입력 2025-04-04 02:01
국민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겨냥한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한국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 걸러진 유해 제품이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을 포함해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중국 합성 오피오이드 공급망에 대한 추가 개정안의 저가 수입품 적용’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음 달 2일부터 800달러 이하 소액 상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주는 조항인 ‘드 미니미스’ 정책이 종료된다. 중국과 홍콩에서 오는 패키지에 대해선 상품 가격의 30% 또는 품목당 25달러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오는 6월 1일 이후엔 품목당 50달러로 인상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엔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 기업들을 견제하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 미니미스 조항이 펜타닐 등의 밀수 경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 내에선 의회를 중심으로 드 미니미스 조항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비판 여론이 퍼진 바 있다.

이번 조치의 여파로 초저가 마케팅을 펼쳐온 C커머스 기업들의 미국 내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경쟁력을 잃는다면 C커머스에서 물품을 구매할 동기가 약해진다.

문제는 미국 내 주문량이 감소한 C커머스 기업들이 쌓인 재고를 처리할 곳을 찾아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보다 유해성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한국에 일부 제품이 유통될 가능성이 커지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대해 사전 검사보다는 사후 대응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한 파장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C커머스 재고가 한국에 대거 유입될 경우 토종 이커머스의 설 자리도 줄어들 전망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 공세로 C커머스에 입점한 한국 중소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