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3일 국내외 금융 시장은 변동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코스피는 2.73% 급락하며 출발했다가 0.76% 하락으로 마감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외환시장에선 달러 약세,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원·엔 환율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 1000원에 근접했다.
이날 코스피는 2486.70으로 마감해 이틀 만에 2500선을 내줬다. 상호관세 발표 소식에 장 초반 급락세를 보였지만 개인(7963억원)과 기관(4609억원)이 순매수하면 낙폭을 줄였다. 기관 순매수 절반 이상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2722억원) 몫이었다. 아시아 증시도 불안한 모습이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2.77% 내리며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대만 가권지수는 상승 하락을 반복하다 0.08% 상승으로 마감했다.
환율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4원 오른 1471.0원으로 출발했다가 0.4원 오른 1467.0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경기 침체 우려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원·엔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996.33원까지 올랐다.
관세 수위가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관련 우려가 선반영됐다고 판단하는 자금이 유입돼 변동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대통령 탄핵심판을 하루 앞두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낙폭을 줄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증권가 설명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 34%(종전 관세 합치면 54%)의 관세가 부과가 결정돼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대규모 무역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금 현물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3167.57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개인 투자자 이용 비중이 큰 키움증권은 장 초반(9시 5분~10시5분) 약 1시간 동안 매수와 매도가 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