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돈잔치… ‘상장 청탁’ 구속된 빗썸 前 대표 47억

입력 2025-04-04 02:32
연합뉴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에게 지난해 47억여원의 보수를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빗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빗썸에서 47억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4억6600만원, 상여 20억원, 퇴직소득 22억3700만원을 받았다. 빗썸은 사업보고서에서 “경영 성과와 회사 기여도 등을 고려해 보수를 책정했고 경영 전반에 있어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립한 점 등을 고려해 상여금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1심 재판에서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과 추징금 약 5000만원을 선고받고 이 날짜를 기해 빗썸에서 퇴사 처리됐다. 그는 2021년 A코인을 거래소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억원, 명품 시계, 고급 레스토랑 멤버십 카드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현금 30억원 수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금품 수수는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빗썸 측은 이 전 대표의 1심 유죄에 따른 인사위원회 개최 여부를 비롯해 유죄 판결에 따른 징계 조처가 있었는지 등에 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의 퇴사가 자진 퇴사였는지 회사 측의 권고사직이었는지도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밖에 빗썸은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 이사회 의장에게 상여금 10억원을 지급했다. 이 전 의장은 현재 빗썸홀딩스 사내이사이자 빗썸에서 서비스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의 거래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돼 거래소 임직원의 보수도 평균적으로 높아졌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최대주주인 송치형 의장에게 급여 29억644만원, 상여 32억9600만원, 배당 1041억원 등 1103억7038만원을 지급했다. 2대 주주인 김형년 부회장에게는 약 577억원을 지급했다. 보수 42억1480만원과 배당 약 535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석우 대표는 급여 8억2530만원과 상여 13억1801만원, 기타 근로소득 2016만원 등을 포함해 21억6346만원을 받았다.

직원 평균 급여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두나무의 지난해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9907만원으로 전년(1억1633만원)보다 71.1% 급등했다. 빗썸 직원의 평균 급여도 2023년 9900만원에서 지난해 1억1600만원으로 늘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