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PK 승리에 웃고 ‘안방’ 패배에 울고

입력 2025-04-03 18:52 수정 2025-04-03 18:5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소상공인연합회 민생경제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4·2 재보궐선거에서 보수 강세 지역인 부산·경남(PK)에서의 승리에 환호했지만, ‘안방’인 호남에서 조국혁신당에 패한 것을 두고 뼈아파했다.

이재명 대표는 3일 “이번 선거로 주권자의 준엄한 의사를 확인했다. 특히 부산과 거제 시민분들께서 놀라운 선택을 해주셨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담양의 민심은 더욱 무겁게 받아들인다. 더욱 겸허히 민심만을 받들겠다”고 적었다. 거제시장과 부산교육감 선거에서 압승했지만, 승리를 자신하던 담양군수를 내준 것에 대해 아쉬운 심경을 표현한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담양 패배를 두고 호남이 민주당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 대표가 지난달 22일 담양 지역을 직접 찾았고,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인 강위원 전 당대표 특보가 총괄선대본부장으로 한 달 살기를 하는 등 주력 대응을 한 상황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체제에 대한 호남의 비토 여론이 재확인된 결과라는 말까지 돌았다. 한 호남 의원은 “담양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지역 기득권과 자만에 대한 엄중한 채찍”이라며 “민심은 지역 정치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대호남 전략’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 조기 대선이 열리면 각 당 지지층이 결집해 박빙의 구도가 형성될 수 있는 만큼 ‘본진’ 사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담양의 구멍이 호남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선거에서 호남의 투표율·지지율이 저조한 데 대해 대표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PK 패배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다만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재보선이)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 ‘민심의 바로미터’로 규정하는 데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한 PK 의원은 “부산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 득표 합계가 50%도 안 되고, 거제시장 선거에서도 상당히 큰 표 차로 패한 것은 심각한 위기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동환 이종선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