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이냐, 안영준이냐… 농구 MVP ‘집안 대결’

입력 2025-04-04 01:15

프로농구 KBL 정규리그 국내 선수 최우수선수(MVP) 경쟁이 지난 시즌에 이어 집안싸움 양상으로 좁혀진 분위기다. 서울 SK의 정규리그 역대 최소 46경기 우승에 기여한 가드 김선형과 포워드 안영준의 2파전 구도다. 김선형은 생애 세 번째, 안영준은 첫 수상을 노린다.

그동안 KBL 정규리그에선 1위 팀이 압도적으로 많은 MVP를 배출했다. 3일 KBL에 따르면 정규리그 우승팀이 국내 MVP를 배출할 확률은 78.6%(28회 중 22회·공동 수상 1회 포함)다. 선수의 활약상과 더불어 ‘우승팀 프리미엄’이 MVP 투표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전희철 SK 감독은 “김선형과 안영준 중에 누가 받아도 상관은 없다. 다만 MVP는 우승팀에서 나와야 한다”며 “우승을 일궈낸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도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MVP의 주인공은 오는 9일 2024-2025 KBL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가려진다.

국내 MVP는 지난 시즌에도 한솥밥을 먹는 동료 간의 내부 대결 구도였다. 원주 DB의 이선 알바노가 강상재와의 경쟁을 이겨내고 아시아쿼터 선수 사상 첫 국내 MVP를 차지했다. 올 시즌 SK는 외국인 MVP 유력 후보인 자밀 워니가 팀 내 중심을 잡은 가운데 김선형과 안영준이 동반 활약에 가세하며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개인 기록에선 평균 14.2점 5.9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한 안영준이 근소하게 앞선다. 그는 올 시즌 데뷔 첫 트리플더블을 달성하고 5라운드 MVP도 수상했다. 안영준은 “누가 뽑혀도 좋지만 MVP 욕심은 난다. 드러나지 않는 수비에서도 많이 기여했다”고 말했다.

행복한 선의의 경쟁이라고 해도 마냥 물러설 순 없다. 베테랑 김선형은 부상 여파로 다소 주춤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13.1점 3.1리바운드 4.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2012-2013시즌, 2022-2023시즌에 이어 세 번째 수상에 성공하면 최다 4회 수상의 양동근(현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과 격차를 좁히게 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