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골퍼 최경주의 나눔과 베풂을 본받는 신앙인으로 살자

입력 2025-04-05 03:04
나는 한국 골프계 전설인 ‘탱크’ 최경주 장로와 인연이 있다. 남성대 군 골프장에서 처음 만난 그는 당시 무명의 골프선수였다. 그의 얼굴은 한눈에도 범상치 않았다. 햇빛에 타 검은 구릿빛 피부에, 눈빛은 사자가 먹잇감을 만났을 때처럼 번쩍였다. 그런데도 마음은 여리고 감성적이란 인상을 받았다.

한번은 최 선수가 내가 운영하는 병원으로 찾아왔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다음 주 동해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한다는 걸 알게 됐다. 체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횟집에 전화해 큰 농어 한 마리 회를 뜨고 머리와 뼈는 푹 고아달라 부탁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간 최 선수로부터 얼마 후 전화가 왔다. “지난번 농어회와 국물 먹고 동해오픈 골프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했어요. 이번에 또 대회가 있는데 다시 한번 같은 식사를 하고 싶습니다.”

이후 그 메뉴로 함께 식사하고 식당을 나서는데 최 선수가 할 말이 있는 듯 머뭇거렸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부인이 임신 중인데 영양부족인 거 같아 회를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얼마나 꺼내기 힘든 부탁이었을까. 부인 사랑이 이 정도면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 역시 남다를 것 같았다.

최 선수는 여러 사람의 격려를 받으며 세계적 골프 선수로 성장했다. 나는 그가 받은 사랑을 널리 베풀고 있으며 교회 장로로도 임직받아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왔다. 한국 골프계뿐 아니라 한국교회 믿음의 기둥으로도 우뚝 선 그를 보면 그의 아내 사랑과 그 아내의 기도가 어우러져 하나님께서 하늘 문을 열고 축복하셨단 생각이 든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아내 덕분에 신앙을 가졌다. 국군수도병원 외과 부장 시절 박종순 목사님이 방문해 기도해 주시고 세례를 권하신 것이 내 신앙의 시작이었다. 이제 25년간의 시무장로를 은퇴하고 원로 장로로서 교회를 섬기고 있다. 아내의 끊임없는 기도와 충고를 받으며 하나님의 뜻에 부합된 삶을 살려고 노력한 결과다.

하나님이 최 장로와의 만남을 통해 알려주신 것처럼 나 역시 내 곁의 사람에게서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나누는 신앙인으로 나아가려 한다. 이 모든 것을 계획에 따라 이뤄오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드린다.

나춘균 충신교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