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만난 아내와 3년간의 교제 끝에 2022년에 결혼했습니다. 이듬해인 2023년 사랑스러운 첫아이가 생겼습니다.
기쁨도 잠시, 1차 기형아 검사에서 아이는 1:12라는 높은 확률로 다운증후군 고위험군 판정을 받았습니다. 희망을 품고 2차 검사를 기다렸지만 결과는 1:7로 더 나빠졌습니다.
병원에서는 니프티 검사와 양수 검사를 권했지만 우리는 검사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말 다운증후군이라면 우리의 상황이 변하는가.’ 결과를 미리 안다는 건 그저 미리 안심하거나 혹은 불안과 우울 속에서 남은 5개월을 보내는 것, 그 둘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불안해하는 아내를 다독이며 말했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믿자.”
정말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면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우리 가정에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하시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의 중심에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주관하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다니엘의 세 친구의 고백이 담긴 말씀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단 3:18)
강력한 풀무불에 던져졌더라도,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아 자신들이 불에 타 죽는다 해도 하나님의 살아계심만은 결코 부인하지 않겠다는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신앙 안에서 연애하고 결혼한 우리 부부는 가정 안에서도 늘 믿는 자로서 본이 되는 삶을 살자는 결심을 나누고,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의 삶이 세상과 구별되길 바라며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 우리가 아이를 통한 하나님의 시험 앞에 서 있었습니다.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비록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여전히 살아 계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걸어갔습니다.
마침내 첫째 하진이가 태어났을 때 다운증후군이 아닌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품에 안기게 하셨습니다. 지난 1월엔 둘째 하람이가 태어나 얼마 전 50일 기념 가족사진도 찍었습니다. 믿는 자로서 본이 되는 삶, 이제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신앙을 물려주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