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그렇게 퍼 주고 안 망해요?” 저자 이야기를 처음 듣고 던진 질문이다. 자신이 섬기는 교회도 아직 개척 교회인데, 더 어려운 교회를 돕겠다니.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달려가는 저자 문경주 목사의 이야기는 놀라움을 넘어 충격이었다. 교회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현실에서 개척 교회나 시골 교회를 돕는 데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은 극단적인 개교회 중심주의에 빠진 한국교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늦은 나이에 신학 공부를 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려 시작한 교회 개척은 곧바로 코로나19 팬데믹이란 큰 위기를 맞는다. 그럼에도 관광학 박사, 광고이벤트학과 교수, 지역축제 운영본부장 등의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문화를 통한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위기를 이겨낸다. 이 기간에 개척 교회가 마주하는 혹독한 현실을 몸소 체험한 저자는 작은 교회를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공유 교회’다.
공유 교회는 ‘공유 사무실이나 공유 주택같이 공간이 필요한 대상과 공간을 나눠 쓰는 효율적 시스템’을 교회에 적용한 것이다. 교우들과 힘겹게 매입한 교회 건물 간판을 떼고는 그곳에서 호남 지역 최초의 공유 교회를 시작했다. 뜻을 같이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선한친구들’이란 이름으로 모여 전국의 작은 교회와 시골 교회를 돕는 일도 시작했다.
개척 교회 인테리어와 음향 시설, 시골 교회 리모델링 등은 어림짐작해도 큰 비용이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선한친구들은 하나님의 채우심을 경험하며 오늘도 하나님과의 선교행전을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캄보디아와 아프리카 마사이족에게까지 도움의 지경을 넓히며 공유 개념을 확산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을 나누는 기쁨으로 행함은 물론이다.
작은 교회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루고 또 다른 작은 교회를 살리는 이 이야기는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고난의 시간을 넘어 하나님께서 베푸는 기적의 열매가 담긴 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믿음의 불씨를 던진다. 급변하는 시대 가운데 목회 방향과 교회 개척, 공존과 지역 선교를 고민하는 목회자에게, 앞서 행하는 신실한 하나님을 만나길 원하는 성도에게 이 이야기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