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개월째 2%대 상승… “대학등록금 인상이 영향”

입력 2025-04-03 00:16
한 시민이 2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수산물을 살펴 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1% 올라 석 달 연속 2%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산물은 같은 기간 4.9% 올라 2023년 8월(6.0%)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2.1% 올랐다. 한국은행은 대학등록금과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다. 1월 2.2%, 2월 2.0% 등 계속 2%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근원물가는 대학등록금 인상에 소폭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달 사립대학 등록금은 1년 전보다 5.2% 상승했다. 이는 대다수 동결 상태인 공공서비스 물가를 1.4%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물가는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지난달보다 0.02%포인트 올랐는데 이중 등록금 인상 등 근원물가 상승에 따른 기여도가 0.09%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올해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에 나서면서 근원물가 상승률을 전월 1.8%에서 1.9%로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2%대 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올해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9~12월 4개월 연속 1%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의 다른 주요 원인은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3.6% 올랐다. 상승 폭으로 보면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특히 빵과 커피 가격이 각각 6.3%, 8.3% 상승하며 가공식품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입물가 상승과 함께 원자재·인건비 상승, 환율 상승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은 외식물가 상승을 동반한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3.0% 올라 2개월째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개별 품목 중에는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생선회(5.4%)와 치킨(5.3%) 등에서 오름폭이 컸다.

생선회 원료인 수산물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른 상황도 주목된다. 지난달 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4.9% 올랐다. 상승 폭이 2023년 8월(6.0%)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크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파리바게뜨 CJ제일제당 빙그레 농심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라면 과자 빵 등 가공식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고 추가 인상 수요도 있는 탓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4월에도 라면 등 인상이 예고된 품목이 있다”며 “수개월에 걸쳐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윤 기자, 구정하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