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비싸진 원두가격… 커피콩 없는 커피 팝니다

입력 2025-04-03 00:35
'2025 서울커피엑스포'가 개막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원두를 살펴보며 커피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커피엑스포는 코엑스와 한국커피연합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 14회째를 맞았다. 상반기 최대 규모의 커피 산업 전시회다. 올해는 온두라스를 주빈국으로 초청해 고품질 커피와 지역 농산물을 소개한다. 윤웅 기자

지난해 전 세계에서 소비된 커피는 약 1조3860억잔이다. 이 기간 약 1049만1300t의 커피가 생산됐다. 커피 소비량은 늘어나는데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줄며 원두 가격이 치솟고 있다. 스타트업업계에서는 기후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커피콩 없이 커피를 만드는 커피테크가 각광받고 있다. 기후변화에 버틸 수 있는 환경을 연구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2일 시장조사 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커피 시장 규모는 2452억 달러(약 361조9642억 원)로 집계됐다. 올해는 2562억 달러(약 378조2024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공급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스톡홀름환경연구소(SEI) 연구 결과 아라비카 품종 생산량은 2050년이 되면 45.2%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로부스타 커피는 23.5%의 감소가 예상된다.

아라비카 커피 원두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에 약 70%를 차지한다. 아라비카의 적정 재배 온도는 15~24도다. 적정온도에서 1도만 올라도 생산량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스타트업들은 대체 원두를 개발하고 재배 환경을 바꾸기 위한 개발에 나섰다.

싱가포르 푸드테크 스타트업 프리퍼는 커피콩 없이 커피를 개발했다. 2022년 설립된 프리퍼는 빵 부스러기, 두부 찌꺼기, 맥주 제조 후 남은 곡물 등 식품 부산물을 활용해 대체 커피를 개발했다. 프리퍼가 개발한 대체커피는 분말 형태로 만들어 카페와 호텔 등에 공급되고 있다.

미국의 아토모 커피도 프리퍼와 비슷하게 대체 커피를 개발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아토모 커피는 대추씨, 치커리 뿌리, 포도 껍질, 해바라기 씨 추출물, 녹차에서 추출한 카페인 등으로 커피를 만든다. 커피 맛, 향, 질감을 재현했다고 평가된다.

류큐 커피 에너지는 일본 현지에서 커피콩 생산에 나섰다. 류큐 대학의 벤처 기업인 류큐 커피 에너지는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태풍과 염해에 강한 스마트 온실 재배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 완공 예정인 이곳에서는 연간 1t의 커피 열매를 생산할 수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아마테라는 커피와 같은 다년생 작물의 품종 개량에 나서고 있다. 기존 품종 개량에 걸리는 시간을 4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로부스타의 높은 수확량과 아라비카와 유사한 풍미를 제공하는 ‘로부스티카’ 품종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