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코리 부커(55) 상원의원이 무려 25시간5분 동안 쉬지 않고 연설하며 상원 최장 발언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무박 2일’ 마라톤 연설 내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나섰던 3선의 부커 의원은 지난달 31 일 오후 7시(현지시간) 상원 본회의 발언대에 올라 만 하루가 넘도록 발언을 이어갔고, 1일 오후 7시19분을 넘기며 1957년 스트롬 서먼드 의원이 세운 종전 최고기록(24시간18분)을 깼다.
동료 의원들이 기록 경신 사실을 알리자 본회의장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부커는 잠시 이마의 땀을 닦은 뒤에도 40분 이상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결국 25시간5분 만에 연설을 종료했다. 미국 상원은 토론 발언에 시간제한을 두지 않는다.
부커는 연설을 시작하면서 “저는 진심으로 이 나라가 위기에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일어섰다”며 “물리적으로 가능할 때까지 정상적인 상원의 업무를 (제 발언으로) 중단시키겠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의료·교육·이민·안보 등 제반 분야 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커가 지역구민과 일반 시민의 편지, 언론 보도, 유명 연설문 등도 발언대에서 읽었다”고 전했다. 부커는 발언 시간 동안 화장실을 가거나 음식물을 섭취하지도 않았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이 질문할 때는 단상에서 발언을 멈추고 잠시 쉬었다.
부커의 발언은 특정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종전 최장 기록 보유자인 서먼드 전 의원은 1957년 당시 민권법에 반대해 필리버스터를 벌였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