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방부 “쿠르스크 북한군 사상자 5000명 넘어”

입력 2025-04-02 19:1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엑스 캡처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파병 전력의 절반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센터포더내셔널인터레스트’는 1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의 정보 평가 자료를 인용해 “북한군이 지난달까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으로 5000명 이상 사상자를 냈고, 그중 3분의 1은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무렵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1만1000여명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절반에 가까운 규모의 병력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에서 4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북한은 병력 증원을 위해 지난 1~2월 3000여명을 추가 파병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국방부는 “북한군의 높은 사상자 비율은 소모적으로 이뤄진 대규모 돌격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센터포더내셔널인터레스트는 “강한 규율로 다져진 북한군이 21세기 전쟁에 적합한 훈련과 장비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상자 중 상당수는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러시아의 쿠르스크 영토 수복 과정에서 북한군의 역할이 상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지난달 25일 기준 쿠르스크 내 우크라이나군 점령지 면적을 83㎢로 파악했다. 진격 초기인 지난해 8월 1200㎢ 이상을 장악했던 것에서 대폭 쪼그라든 것이다.

영국 국방부는 “북한군의 작전이 쿠르스크로 제한됐다”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점령지로 진입하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종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을 놓고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의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리들이 휴전 협상 장기화를 예상하며 좌절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자는 “추가 관세와 제재를 검토 중이지만 러시아가 동요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