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얀마를 강타한 지진으로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인 선교사 25가정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교센터 붕괴 등 물적 피해와 함께 전기·수도 공급 중단으로 인해 현지 선교활동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대지진으로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만 2000명을 넘어섰다. 역대급 강진으로 도로와 다리를 비롯한 주요 기반 시설이 붕괴되고 통신망이 마비돼 피해 지역에 있는 한인 선교사들과의 직접적인 연락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2년간 미얀마 이주민을 대상으로 선교한 이명재 부천 실로암교회 목사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피해 지역에 한인이 70여명 있는데 인터넷 연결이 안 돼 현재 SNS조차 연락이 불가한 상황”이라며 “피해 지역은 처참하다고 전해진다. 모든 전기선이 끊어졌고 건물이 전소돼 이재민들이 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 A선교사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 지역은 이미 폐허가 됐으며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 주민들도 정신적 충격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얀마한인선교사회(미선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180가정의 한인 선교사 중 25가정이 이번 강진으로 피해를 입었으나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선교사는 “미선회에 등록되지 않은 선교사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A선교사는 “네피도에서 활동하는 B선교사의 3층 선교센터는 피해가 매우 심각해 즉각적인 안전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구조 안전성 검사 결과에 따라 재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철거 후 재건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건물 피해와 더불어 기본 생활 인프라 붕괴도 선교활동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A선교사는 “양곤의 선교사들도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겨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며 “양곤 지역 선교사들은 협력 중인 현지 교회와 목회자들의 피해 정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환난 가운에 있는 미얀마 난민을 돕는 구호활동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 목사)은 지진 피해를 입은 미얀마를 돕기 위해 긴급 모금에 나섰다. 컴패션은 현지교회와 미얀마 어린이의 양육을 돕고 지진 피해 규모 조사 등에 협력하고 있다. 긴급 모금으로 후원받은 금액 전액은 피해 지역 주민의 생필품, 긴급 식량, 임시 거처 마련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서정인 대표는 “재난으로 가족을 잃고 여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미얀마인들을 돕기 위해 긴급 모금을 시작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아영 박윤서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