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XR시장 80% 독식… 다음은 200만원짜리 스마트안경

입력 2025-04-03 00:15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증강현실(AR) 안경 ‘오라이언’을 쓴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확장현실(XR) 기기에 이어 차세대 스마트 안경 출시를 계획하면서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핸즈프리(손이 필요 없는)’ 시장이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숨 고르기를 하던 이 시장은 메타를 필두로 기업들이 본격 투자에 나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메타가 연내 고급 스마트 안경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품 코드명은 ‘하이퍼노바’로 사진과 애플리케이션이 표시되는 스크린과 간단한 손짓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안경의 오른쪽 렌즈 우하단에 스크린이 뜨는 식으로, 일부 증강현실(AR) 기능이 적용된다. 메타의 XR 기술 중 하나인 사용자의 신경 자극을 감지하는 손목 밴드도 하이퍼노바와 함께 제공될 전망이다.

하이퍼노바의 가격은 최대 1300~1400달러로 예상된다. 메타가 안경·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과 협업해 출시한 스마트 안경 ‘레이밴 메타’의 판매가가 299달러인 것에 비하면 고가 제품이다. 2023년 9월 출시된 레이밴 메타는 스크린이 없고 사진·동영상 촬영, 전화 통화 등 기본 기능 위주다.

메타는 XR 기기, 스마트 안경 등 차세대 핸즈프리 제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XR 시장에서 메타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7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XR은 AR과 혼합현실(MR), 가상현실(VR)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메타는 2023년 10월 MR 헤드셋 ‘메타 퀘스트 3’을 출시했고, 지난해 9월 ‘메타 퀘스트 3S’와 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을 공개했다.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메타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60%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레이벤 메타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지난해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들도 핸즈프리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 안경에 필요한 시선 추적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애드호크 마이크로시스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을 공개했고, 스마트 안경 형태의 기기도 개발 중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