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건 미국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기도를 통해 한·미 간의 우정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랍니다.”(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오는 금요일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지도자 탄핵과 관련한 상황이 국가를 흔들 수 있지만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중보기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백악관 신앙사무소 수석고문 폴라 화이트 목사)
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디모스(DMOS) 홀. 연대와 평화, 동맹을 다지는 메시지가 선포되자 이 자리에 있던 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독교 지도자들이 박수를 보냈다.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회’ 강단에 선 이영훈 목사와 폴라 화이트 목사의 주제 강연에서다.
이날 기도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을 비롯해 국제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멘토인 화이트 목사와 한국교계를 대표하는 이 목사 등 양국 기독교 지도자들이 연대와 협력을 다지는 자리로 마련됐다.
국가 신앙 자문위원회장 등을 지낸 화이트 목사는 지난 2월 신설된 백악관 신앙사무소(faith office) 수석고문을 맡아 트럼프 정부의 다양한 정책 분야에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화이트 목사와 이 목사의 합동 강연은 개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이날 강연에서 이 목사는 ‘두 가지 빚’에 관해 이야기하며 양국의 연대와 우정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에 ‘복음의 빚’과 ‘생명의 빚’을 졌다”며 “그중 복음의 빚은 140년 전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동아시아의 은둔국이었던 한국을 찾으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반도에 개신교를 뿌리내리는 데 헌신한 수많은 미국 선교사들 덕분에 한국교회는 1200만 성도에 달하는 부흥을 경험했다”며 “기독교의 성장과 함께 기적 같은 경제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또한 “한국전쟁 당시 파병된 미국의 젊은 장병 3만6940명은 한국을 구하기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쳤다”며 “눈물겨운 신앙과 희생의 역사로 연결된 양국이 앞으로도 평화와 세계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에 이어 강단에 선 화이트 목사는 양국의 영적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단순한 국제정치적 관계를 넘어 영적인 유대(spiritual alliance)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결과를 기대하며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하나님의 지혜와 의로움을 정치 영역에 접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화이트 목사는 특히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한국의 갈등 상황을 직접 언급하며 크리스천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조언을 이어갔다. 그는 “반복되는 탄핵과 리더십의 변화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시험해 왔다”면서도 “분열되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믿음 위에 굳게 선다면 나라는 바른 방향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는 “미국 역사에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정치적 전환인 동시에 영적인 전환이었다”면서 “그의 리더십 아래 성탄절에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되찾을 수 있었고 종교의 자유가 보호받았으며 태아의 생명이 지켜졌다”고 소개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 지도자 기도회는 2017년 6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뉴욕 하와이 애틀랜타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매년 진행됐다.
이번 기도회에는 이 목사와 화이트 목사를 비롯해 아시아계 최초 여성 수석랍비로 알려진 안젤라 워닉 북달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 랍비, 살 스칼라토 뉴욕주 참전용사협회장, 허연행 뉴욕 교회협의회장, 안현 전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총회장, 전 세계 한인 기독방송사 대표단 등 양국의 주요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뉴욕=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