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가 아니라 실책이라구요? 이의신청制 4년… 정착기 돌입

입력 2025-04-03 01:13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원 관중이 프로야구 경기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운영 중인 ‘기록 이의 신청 심의 제도’가 도입 4년 차를 맞아 정착기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 신청은 경기 중 공식기록원이 결정한 기록에 대해 구단 또는 선수가 정정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22년 5월 시행된 이의 신청 건수는 이날까지 349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86건, 2023년 139건, 지난해 118건이었다. 개막 2주 차를 맞은 올해 6건이 접수됐다. 정정된 기록은 2022년과 2023년 각 8건, 지난해 10건 등 26건으로 번복률은 약 7.45%였다.

이의 신청은 안타, 실책, 야수선택에 관한 결정에 한해 경기 종료 뒤 24시간 이내 서면으로 할 수 있다. 심의는 KBO 기록위원장, 기록위원회 팀장, 해당 경기 운영위원 등 3명이 맡고 정정 여부는 신청 마감일로부터 7일 이내에 통보한다. 제도 시행 전엔 선수나 감독이 기록원에게 직접 항의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최초의 기록 정정(안타→실책)은 2022년 6월 21일 잠실 한화-LG전 7회 상황에서 나왔다. 당시 LG 트윈스 투수 김대유(현 KIA 타이거즈)는 타자 정은원으로부터 안타를 맞았으나 심의 후 수비 실책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김대유의 피안타 1개가 취소됐고 자책점도 1에서 0이 됐다. 반대로 정은원의 안타 기록은 1개 줄었고 LG 소속이던 내야수 손호영(현 롯데 자이언츠)의 실책은 1개 올라갔다.

대기록과 관련해 기록 정정 여부가 중요했던 사례도 있다.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 달성을 목전에 뒀던 NC 다이노스 손아섭은 지난해 6월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1회 2루타를 기록했으나 경기 후 두산 측이 KBO에 수비 실책으로 바꿔 달라고 신청했다.

심의 결과는 기존대로 안타였다. 손아섭의 통산 안타는 2502개로 유지됐고 같은 달 20일 역시 두산을 상대로 2505번째 안타를 때리면서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앞선 경기에서 올린 안타가 실책으로 바뀌었다면 신기록 달성 시기가 늦춰졌을 수 있다.

선수들은 기록 하나하나가 몸값과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KBO 관계자는 “안타냐 실책이냐로 선수의 성적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록 결정과 정정 모두 신중하게 판단한다”며 “이의 신청 절차가 자리 잡으면서 항의가 사라졌고 결과에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가 잡혔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