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졌다 작아졌다… 내 비밀의 물뿌리개

입력 2025-04-03 23:16

집으로 돌아가던 니나는 쓰레기 더미에서 노랑 물뿌리개를 발견한다. 그냥 보통의 것이 아니었다. 화초 물 담당이었던 니나가 미지근한 물을 담아 물을 주자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잠깐 간식을 챙겨 돌아왔더니 화초가 엄청나게 커져 있다. 혹시 물뿌리개 때문일까. 맞았다. 양말도 고양이도 물을 살짝 뿌려 보니 순식간에 커져 버렸다. 호기심이 생긴 니나는 자기에게도 물을 뿌려봤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아졌다. 이유가 뭐지? 문제는 물의 온도였다. 식어버린 물은 오히려 작게 만들어 버린다.

작가의 유쾌한 상상력은 책장을 넘기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엄마가 외출했다 돌아오기 전, 니나는 커져 버린 것들을 원상태로 돌려놓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물뿌리개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기로 한다. 니나의 물뿌리개는 모든 사람이 간직한 자기만의 ‘비밀’이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