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을 30년 넘게 번역하고 연구해 온 저자는 한국인들이 당연하게 생각하고 무심코 지나가는 말과 행동을 지나치지 않았다. 한국과 프랑스에서 동시에 출간된 책은 한국인의 언어와 습관, 문화, 민속, 생활을 관찰하며 느낀 ‘경이로운’ 순간들을 담았다.
저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한국인들만의 특이한 행동과 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글씨를 쓸 때 새끼손가락을 바닥에 대고 쓰는 이유, 여자들이 웃을 때 손으로 입을 가리는 이유, 주사를 맞을 때 간호사가 엉덩이 볼기를 때리는 이유 등등. 한국인이 자주 쓰는 ‘갔다 올게’라는 표현은 어떨까. 저자는 되돌아온다는 이 약속에는 화자와 타인의 결속을 깨뜨리지 않겠다는 ‘따뜻한 마음’이 내포돼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저자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고, 더 이해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말한다. “뿌리 깊은 악습에도 굴하지 않고 아찔하리만큼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이 나라 사람들, 넘어질 때마다 더욱 굳세게 일어나는 한국 사람들을 보면 반하지 않을 수 없고 어느새 가슴이 뭉클해진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