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제조사 ‘빅3’인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에서 저가 부품을 면제받기 위해 막판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입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고위 임원들을 워싱턴DC로 파견해 정부 관계자들에게 직접 로비하고 있다”며 “포드와 GM, 스텔란티스 경영진은 백악관, 상무부,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접촉해 저가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은 지난 3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포드 창업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 회장은 지난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났다. 이들의 면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모두 외국산 엔진·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는 2일 상호관세 발표에 이어 3일부터 수입 완성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해선 5월 3일 전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엔진 등 대형 부품의 관세는 감당할 수 있지만 수천 종의 외국산 저가 부품에까지 관세를 매기면 생산비용 급증과 영업이익 급감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원하는 제조업 부흥 목표와 멀어지게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노동 집약적인 전기 배선 피복의 경우 멕시코 등 저임금 국가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어 관세 면제 요구가 강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에드먼즈의 제시카 콜드웰 인사이트 책임자는 “자동차 부품 공급망의 취약성은 이미 반도체 부족 사태로 드러났다”며 “관세는 많은 부품을 조립하는 자동차 제조사에 강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백악관에서 대규모 투자 발표로 정의선 회장과 트럼프의 만남을 성사시킨 현대자동차그룹도 관세 장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지 자동차 딜러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지금의 가격이 계속 보장되지 않으며 2일부터 도매되는 제품 가격은 변경될 수 있다”며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고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파커는 “관세는 쉽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미국 투자에 확실히 발을 디뎠다. 멕시코·캐나다산 수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