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시 실기문제 조직적 유출·공유한 448명 검찰 송치

입력 2025-04-01 23:09
연합뉴스

2024년도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당시 문제를 조직적으로 유출하고 공유한 의대생 400여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당시 실기시험 응시자 3212명 중 13.9%에 해당하는 숫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달 29일 2024년도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자 448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부산·경남 지역 5개 대학 의과대학 출신으로, 대부분 지난해 1월 필기시험까지 합격해 정식 의사 면허를 취득한 상태로 파악됐다.

이들은 2023년 9월부터 11월 사이 실기시험에 순차적으로 응시한 뒤, 기억을 바탕으로 문제를 복원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등에서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의사 실기시험은 통상 9~10월 두 달간 하루 60~70명씩 나뉘어 치러지는데, 이 같은 시험 방식을 악용해 복원된 문제를 후순위 응시자에게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해 11월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국시원)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이들이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시험 전에 조직적으로 공모하고 계획을 세운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각 대학의 응시생 대표 5명은 실기시험 시작 전인 2023년 8월 부산에 모여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을 주범으로 보고 경상국립대 의대 학생회 간부 출신 의사 6명 등 24명을 1차로 지난해 11월과 12월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경찰은 디지털포렌식 분석 등을 바탕으로 나머지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으며, 이번에 448명을 추가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료법 65조에 따라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