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1일 육·해·공·로켓군을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는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 대만독립을 추진하는 세력을 겨냥해 “스스로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스이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부전구는 1일부터 육·해·공·로켓군 등 병력을 조직해 함선과 군용기를 여러 방면에서 대만 섬에 접근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해·공군의 전투준비·경계순찰과 종합적 통제권 탈취, 해상·육상 타격, 요충지·도로 봉쇄 등을 중점 훈련해 합동작전 및 실전능력을 검증한다”고 덧붙였다. 스이 대변인은 “대만독립분열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강력한 억제로, 국가 주권과 국가 통일을 수호하는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전구는 ‘진핍’(진격해 몰아세움)이라는 제목을 붙인 포스터도 공개했다. 타이베이 등 대만의 주요 도시가 표시된 대만 지도를 중국군 전투기와 군함이 둘러싸는 도안으로 “대만독립이라는 못된 짓, 스스로 지른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문구를 담았다.
중국 해경은 이날 동중국해분국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해경 함정 편대들이 대만 주변 해역에서 법 집행 순찰을 조직해 감시·나포·차단·압수 등을 훈련한다”면서 “대만은 중국의 한 성이므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섬을 통제하는 실제 행동”이라고 발표했다. 해경 6개 편대가 대만을 둘러싸는 훈련 상황도도 올렸다.
중국이 대만 포위 훈련을 한 것은 지난해 10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건국기념일 연설을 문제 삼아 실시한 ‘연합훈련 리젠-2024B’ 이후 처음이다. 이번 훈련은 라이 총통이 지난달 13일 중국을 해외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대만군 내 간첩 색출과 중국과 교류 제한 등 17개 대응 전략을 발표한 데 대한 보복이다.
동부전구는 이날 라이 총통 얼굴에 기생충의 몸통을 덧댄 애니메이션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자유·민주·평화·번영’이라는 글자가 일그러지고 라이 총통이 부패한 모습, 그를 젓가락으로 집어 불에 타는 대만 위에 들어 보이는 모습 등을 담았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입장문에서 “라이칭더는 대만독립·분열 입장을 완고하게 고수하면서 제멋대로 대륙(중국)을 해외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17항 전략’을 내놨다”며 “대만독립은 대만 민중을 전쟁의 위험에 밀어 넣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은 비상대응태세에 돌입했다.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은 “국방기관은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리슝 국방장관은 “오전 9시에 대응센터를 구성해 상황을 완전히 파악했다”면서 “합동 정보 수집, 감시·정찰 수단을 활용해 상황을 긴밀히 감시하고 통제하며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