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을 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22세의 나이로 순국한 김영기 하사가 1일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고인은 1953년 1월 생후 8개월이던 아기와 부인을 남기고 군에 입대했고, 그해 7월 정전 협상 막바지 고지전이 벌어지던 중 금성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정전 열흘을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김 하사가 소속된 8사단 등 국군 6개 사단은 중부 전선의 ‘금성 돌출부’를 탈취하려는 중공군 5개군 예하 15개 사단과 맞섰다.
고인의 유해가 아들의 품에 안기기까지 2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0년 9월 강원도 철원 근동면 일대에서 김 하사의 유해를 발굴했다. 그러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새로운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뒤늦게 고인을 식별했다. 아들 김성록(왼쪽)씨는 이제는 73세의 백발노인이 됐다. 김씨는 “죽기 전에 (아버지를) 모셨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살았다”며 “아버지의 유해가 돌아온다고 하니 그 소원을 이뤘다”고 밝혔다.
국유단은 광주 동구 김씨의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거행했다. 유가족에게는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이 전달됐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